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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밑의 우주

소설 단편

이상운 2021-11-16

ISBN 979-11-9201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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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한 이상운 작가의 소중한 작품들을 스토리코스모스에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게재를 허락해 주신 유가족과 하늘연못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게 다 놈의 소설 '글' 때문이다.
지하 감방에 평생 처박아 두어야 한다.
두 번 다시 소설을 쓸 수 없을 것이다.
히히히히!

-어느 일본인

노인은 햇볕이 가려지자 한쪽 다리를 달달달 떨더니 이윽고 눈을 뜨고, 뭐야? 하고 사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러자 사내는 집게손가락으로 이미 까놓은 자기 배를 가리키며,
“봐봐봐 봐.”
했습니다.

노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참 동안 학대당한 그 뱃가죽을 들여다보더니 뜻밖에도,
“봤다! 왜?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게야?”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내는 움찔했습니다. 그는 작전상의―작전을 짰다면 말이지만―예상 반응 중에 그런 경우는 없었던지 멍한 눈으로 잠시 있다가 이윽고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카카카 칼로 그그그 그었다.”

그러자 이번에도 노인은 사내의 그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더니 후려 패듯이,
“내가 그었냐, 이놈아?”
하고 또 호통을 쳤습니다.

그러자 사내는 몹시 침울한 얼굴이 되더니,
“내내내내가 그그그 그었어.”
하고는 상의를 내리며 공손히 물러났습니다.

1959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와 동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 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하고,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고, 2015년 다큐 에세이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로 제5회 전숙희 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소설집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장편소설 『픽션클럽』 『그 기러기의 경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누가 그녀를 보았는가』 『탱고』 『내 머릿속의 개들』 『신촌의 개들』, 청소년소설 『내 마음의 태풍』 『중학생 여러분』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소방관의 아들』, 미니픽션 『책도둑』, 『달마의 앞치마』 『제발 좀 조용히 해줘』 등을 출간했다.

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똑같은 건 재미없다
오! 귀신들
간이역에서
개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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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슴 저리게 하는 꿈의 집 책물고기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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