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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색은 점점 예뻐진다

선택안함

김학중 2021-12-06

ISBN 979-11-9201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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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깐 그 역에 서 있었다
나는 어딘가로 아직 다가가는 중이었다
가끔은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길 바랐으나
역은 그런 장소가 아니었다
떠나온 날짜가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내게로 온 말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말인지 알 수 없는
역을 채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들리는
웅성임이었다
다음 역으로 떠나는 시간이 왔고
말들은 그 역을 떠나서야 영글기 시작했다
가끔은 말들이 노래가 되어 주었다
조금 이르게 묶어내는 시들이 여기에 실렸다

이스터의 석상들처럼 서있는
이 도시의 신앙
저 거대한 마천루들을
흔들어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여
춤추라
눈물이 흐르듯
소리와 소리가 공명하는
그것은 공명한 일

이제 여기에 있는 빈
소리들이 심판하려고 운다.

1977년 서울 출생. 2009년 월간 『문학사상』으로 등단, 2017년 첫 시집 『창세』(문학동네) 발간, 2020년 청소년 시집 『포기를 모르는 잠수함』 (창비교육) 발간, 제18회 박인환문학상 수상, 2017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장애인창작기금 수혜, 2017년 시집 『창세』 세종도서 선정, 2020년 청소년 시집 『포기를 모르는 잠수함』 문학나눔우수도서 선정.

 

pulza23@hanmail.net

 

밤은 누군가의 역
바탕색은 점점 예뻐진다
보이는 것은 뜨거워지지 않는다
바다가 기다린다
누가 처음 어린 연인이 되었을까
말의 신화
놀이는 빈 채로 살아있다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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