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 사이 이간질은 너로부터였다
골짜기를 하나 팠다
너는 내 안을 가로질러 골짜기에 닿기까지
나를 삶고 우렸다
한 번씩 살아본 생애가 늘 다른 색이듯
그렇다 첫 몸의 향기가
저렇게 남아, 입속에서 엉키는 것이다
너를 지나왔던 것들이
우르르 떠나고
끝 간 데 없이 층층한 뺨들이
또 한 생을 섞느라 꽃은 언제나 피처럼 슬픈 색이었다
단맛의 음절을 기억하는 까마득한
나이가 있었음을 아파한다
천만번도 더 놓쳐버린
너를
포항출생, 2003년 시안 등단,
시집 『젖은 잎들을 내다버리는 시간』 『바닷가 오월』 외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acu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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