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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단계에 대하여

선택안함

박찬일 2021-12-15

ISBN 979-11-9221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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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사실주의의 본보기를 말할 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하는 게 맞다 죽음을 무상하게 하고 싶다 죽음을 무상하게 하는 게 쉽지 않다 죽음을 무상하게 할 수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죽음을 무상하게 어떻게 하나? 나도 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때 개 같은 겨울이 쳐들어온다고.

30대의 여자가 운다 5살의 사내애가 엄마 찾으며 울 때 세상의 아이들이 엄마 찾으며 울 때 사실 많이 아프다 기차가 들어올 때 가슴이 뛴다 기차에 뛰어들고 싶어 기차에 올라타고 싶어 가슴이 아프다 독수리도 지치고 소나무들도 지치고 돌덩이도 지쳤다. 성경도 지치고 쿠란도 베다도 탈무드도 지쳤다. 끌려가는 인생 맞다 살려달라고 하는 인생 맞다 한참 끌려 가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꺼지는 인생 맞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게 문제가 아니다: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자구? 피곤하다. 피곤해. 어떻게 사는 것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것인데? 실수하지 말자구? 최선을 다하자구?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건데? 그렇게 살지 말어. 전전긍긍하며 살지 말어. 똑─똑 노크하고 우리가 이 세상에 들어왔나? 어느새 세상인 거지, 생략된 게 많은 거지. 혹은, 세월은 저만치 지나갔고. 망(望)이 절(絶)한 인생! 대부분 내 잘못이 인생인 인생, 쓰레기! 거짓부렁이!

후회 안 하기를 격률로 사는 게 어때? 후회 안 하기가 격률인 삶. 다시 태어나더라도?! 여태까지의 삶 똑같이. 그대로 쓰레기! 거짓부렁이 인생 되풀이해서 살아주겠다 똑같이 쓰레기 거짓부렁이!로 살겠다. 공정(公正)하려면 쓰레기 인생 긍정해야지 거짓부렁이 인생 긍정해야지

횡성 출생. 1993년 『현대시사상』에 시(詩) 「무거움」 「갈릴레오」 등 8편 발표하며 등단. 연세대학교 독문학과 및 같은 대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독일 카셀대학에서 수학(박사 후 과정). 시집으로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 『나비를 보는 고통』, 『나는 푸른 트럭을 탔다』, 『모자나무』, 『하느님과 함께 고릴라와 함께 삼손과 데릴라와 함께 나타샤와 함께』, 『인류』, 『「북극점」 수정본』, 『중앙SUNDAY-서울 1』, 『아버지 형이상학』 등이, 시론집으로 『시를 말하다』, 『근대: 이항대립체계의 실제』 등이, 연구서로 『브레히트 시의 이해』, 『독일 대도시 시 연구』, 『시대정신과 인문비평』 등이 있음. 시와시학젊은시인상, 박인환문학상, 유심작품상, 이상시문학상 등 수상.

 

nabi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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