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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애도 : 2022-3 스토리코스모스 신인문학상 당선작

선택안함 당선작

이명혜 2022-09-28

ISBN 979-11-922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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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 스토리코스모스 신인문학상 당선작

30년 가까이 하던 일, 그만하기로 했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돌아보면 보잘것없는 삶
그런 내 삶에 선물 하나 주고 싶었다.
이제 겨우 소박한 선물 하나 마련한 기분이다.
지나온 시간은 뒤척였지만 앞으로의 시간은 방황하지 말자고
이렇게 똑바로 걸어가자고 나의 시에게 약속한다.

엊그제부터 폴폴 가을이 향기를 뿜는다.
시를 처음 알았던 열 살 아이, 사춘기 그 새벽 가을이 선명하다.
적어도 오십 번의 가을은 힘들었는데…
이번 가을은 조금 치유되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편의점을 끊기로 했어-

죽은 음식 전자레인지로 잠시 살려
구멍 난 양은 냄비 바닥 같은 하루 때우지
너무 얇아 실핏줄까지 다 보이는 일상
겨우겨우 아침과 저녁을 이어 붙여
하릴없이 가난한 날개짓
이러다 새처럼 가벼운 사람들 하늘을 날고
지상엔 탐욕 묻은 깃털만 뒹굴고 있겠지

바람 안 불면 심심하고
파도 없으면 허전한 이곳
마트권 스벅권 다 포기하고
스스로 성큼성큼 유목민권 목에 걸고
바람에게서 심폐소생하고
파도에게서 상처 치유 받는대

거무스름해진 얼굴
보드랍던 손바닥 도시 속 타인처럼 무디어질 때쯤
두터운 삶 대지 속살에서 거웃거웃 자라
눈부시게 하얀 이 드러내며
싱싱한 하루 웃고 있지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석사

한국아동문학연구소 문학상
한국 아동문학연구소 창작상
『문학고을』 신인 작품상 수상
2022-3 스토리코스모스 신인문학상 당선
동시집 『햇살이 놀러온 마루』 『이사온 수선화』
시집 『꽃으로는 짧은』

ree-mh@hanmail.net

동물성 애도
파도를 타고 낙타가 돌아올 때 사막은 섬이 되었다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실존을 위한 여성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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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명이라는 바코드
구원
엘리엇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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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들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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