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모른다. 하나를 알면 두 가지 모르는 것이 생긴다.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처음 쓸 때는 전혀 모르는 두 커플이 만나 몇 시간 만에 난장판으로 끝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쓰는 동안 나는 이 소설이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불행 앞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란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캐나다 이민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 또 그런 선택을 내려야 했던 어떤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나는 여전히 현이 왜 자발적 감금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현이 어떤 계절의 어떤 장소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들의 집이 무너졌는지 안 무너졌는지, 버드세이버 스티커처럼 작고 사소한 것들이 그들을 지켜줄 수 있을지 없을지 알지 못한다.
나는 자주 모른 채 쓴다. 마침표를 찍고 나면 열 가지 모르는 것이 생긴다. 내 입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많을수록 잘 된 소설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또 쓸 테니까 그렇다. 사람은 늘 나 아닌 것으로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나인 적이 없던 그들의 세계로 도망칠 수 있어서 좋았다.
“진짜 아이가 없나요?”
줄곧 말을 아끼던 데이비드가 물었고 민영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자전거를 봤어요. 작은 자전거에 걸린 헬멧을요. 어떤 단서가 될까요?”
그건 현의 자전거였다. 아주 어린 현이 타던 자전거와 아주 어린 현의 머리를 보호해주던 헬멧이었다. 그런 작은 것들이 현을 보호해주던 때도 있었다고 선우는 생각했다. 이제 자전거는 그들의 집 뒷마당에 방치된 것처럼 버려져 있었다.
“그걸 봤어요? 왜? 언제? 아니 도대체 그걸 왜 본 거죠?”
민영이 다그치듯 물었다. 선우는 아내의 팔을 살짝 잡았다. 그러자 민영은 무슨 말을 더하려다 말았다.
“그건…… 맞아요. 우리 아이 거예요.”
선우가 난처한 웃음을 짓자 민영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
“벗뜨, 노, 선! 와이 낫! 와이 낫!”
수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민영을 쳐다봤다. 오 마이 갓! 쏘리. 잘못된 줄 몰랐어요, 정말, 수잔은 사색이 되어 말했다. 데이비드도 뒤이어 다급하게 사과했다.
“우리도 아이가 없어요. 정말…… 미안해요.”
민영은 그들이 번식을 못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중정의 천장이 유리로 막혀 있었기 때문에. 마치 제 속으로 모든 걸 다 들여보내 줄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들이지 않았다. 민영은 미친 듯이 웃음이 났지만 속으로 삼켰다. 그래도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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