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의 정체성은 외부에서 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믿을 수 있을 만큼 믿어보려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담담히 써나가겠습니다.
부족한 소설을 택해주신 스토리코스모스의 심사위원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제이는 안에 있는 정현을 향해 총을 겨눴다. 곰팡이가 썩어 문드러진 것 같이 눅눅한, 시장통과 어울리는 냄새가 풍겼다. 정현은 자연스럽게 양손을 들었다. 아마도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았다. 제이는 총을 겨누며 안으로 들어갔다. 엉클도 따라 들어갔다.
왜, 또.
이 평짜리 방에는 침대와 컴퓨터, 장롱, 냉장고가 갖춰져 있었다. 제이는 방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엉클은 잠시 실례한다면서 화장실로 향했다. 컴퓨터 화면은 청록색 롱코트를 입은 남자가 햄버거를 먹고 있는 장면에서 멈춰있었다. 제이는 그 영화가 제임스 스튜어디스 감독의 영화일 거라고 단정 지었다. 모니터 앞에 있는 플라스틱 그릇에는 붉은 음식이 들어 있었다. 타원형의 단무지와 양파가 담긴 말랑말랑한 스티로폼도.
뭘 먹고 있었지.
제이가 물었다.
제육 덮밥.
중국집에서 시켰나 보네.
그렇지.
중국집 제육 덮밥은 뭔가 다른가.
불맛이 나, 불맛. 그래서 고기가 밍밍하지 않아. 좀 더 정확한 맛이 난다고.
정현은 흥분해서 말했다.
제이는 껌을 씹었다. 쩝.
화장실에서 변기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나저나 총은 내려놓지.
좋아.
제이는 벌떡 일어나서 정현을 향해 총을 겨누고 즉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총에서 찍- 하고 물 한줄기가 품어져 나왔다.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