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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되는 사이

소설 단편

정무늬 2021-07-22

ISBN 979-11-9201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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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틈에서 나는 늘 불안했다. 뻔하디뻔한 행동과 과장되고 부자연스러운 웃음, 딱딱하게 굳어버려 어디로도 흐르지 못하는 사고. 내밀한 곳까지 무참히 파고드는 시선들에 몸서리쳤다. 외딴곳으로 떠나면 나아질까? 정말 나를 짓누르는 것이 시선일까? 그 의문을 담아보고 싶었다. 꽉 죄는 속옷 한 장이 그 모든 걸 은유한다고 믿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드러내길 망설이고 파묻힐까 봐 겁에 질린다. ‘보이지 않을 권리, 어쩌면 내보일 자유보다 더 조심스레 지켜야 할 무언가’를 이야기했다는 것에 아주 조금 안도할 뿐이다.

이별보다 쓰라린 건 영원 같던 다툼도 작렬하던 미움도 다 지나버린 일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화자는 그걸 덩그러니 남겨진 채 깨닫는다. 그리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새로운 이를 끌어안는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사랑 이야기다.

“북리뷰를 노브라로 하는 건 어때요?”

비파주를 따라주며 외솔이 말했다. 외솔이 주워온 잡종 개를 긁어주다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뭔 개소리야?”

“언니 노브라 좋아하잖아요.”

“좋고 말고가 어디 있냐? 귀찮아서 안 입는 거지.”

“2백 뷰가 말이 돼요? 구독자가 3천인데.”

“그래서 꼭지를 보여주라고?”

2016년 첫 웹소설 「세자빈의 발칙한 비밀」로 〈카카오페이지×동아 공모전〉 우수상 수상
2011년 〈올레 e북 공모전> 우수상 수상
2019년 〈대한민국 창작소설대전〉 작품상을 수상했다.
202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터널, 왈라의 노래」 당선
유튜브 채널 ‘웃기는 작가 빵무늬’를 운영 중.
웹소설 주요작품으로 「시한부 황후의 나쁜 짓」(2021), 「같이 목욕해요, 공작님」(2020) 등

 

bbangmun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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