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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몸가짐

선택안함

안정옥 2021-12-06

ISBN 979-11-9201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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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나무가 제 한 몸이었던 잎을 떼어버린다는 것
사랑의 한 몸이었던 이별을 떼어버린다는 것
그렇게 나쁘진 않다.

내가 급히 지하도를 내려갈 때 그와 어깨가 부딪쳤거나 그가 내 옆을 스쳐갔거나 그랬을 것이다 나는 그런 것마저 위안으로 삼았다 어쩌면 추운 날에도 그랬을 것이다 앞 차에게 빨리 좀 가라고 경적을 울렸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이라는 말은 그때도 슬프고 지금도 슬픔으로 뭉쳐 있다 황망할지라도 첫 책은 복간된다는데 그 사랑은 복간된다는 소식조차 없다

물론 이후 책 속에서 표현하는 기교는 나아졌을 것이다 사랑하는 기교도 나아졌을 것이다
사랑이라면, 억지 같은 사랑일지라도 그 사랑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떤 고통이나 구차스러운 일도 감내할 마음이 생긴다 사랑을 잃고 나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 창문에 매달리는 일 따위는 그저 살면서 한번이면 족하다

1990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붉은 구두를 신고 어디로 갈까요』 『나는 독을 가졌네』 『나는 걸어 다니는 그림자인가』
『아마도』 『헤로인』 『내 이름을 그대가 읽을 날』『그러나 돌아서면 그만이다』가 있다.
2011년 애지문학상 수상

 

anock925@naver.com​

다릅나무 아래서
이별의 몸가짐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
수국과도 같은 연계였어
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
삼나무 반지
사랑이라는 이름의 명품
ㅊ, ㅊ, ㅊ, 첫, 첫, 처음이라는 말들을
완강한 사랑
1001번째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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