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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동거하며

에세이 선택안함

이상운 2021-11-03

ISBN 979-11-9201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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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한 이상운 작가의 소중한 작품들을 스토리코스모스에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게재를 허락해 주신 유가족과 하늘연못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는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싫어하는 게 많은 사람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이 내 작품을 좋아하듯이, 또 어떤 사람들이 내 작품을 싫어하는 것은 지극히 공평한 일이다. 그러나 윌리엄 개스를 인용하여 덧붙이자면, '나는 세상 모든 남자들이 내 딸을 사랑해 주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라는 것 또한 나의 진심이다.

바이러스에게 흥미로운 점은 녀석들이 생명체에만 서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바이러스는 박테리아가 아니라는 말이다. 녀석들은 박테리아와 달라서 절대로 시체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광물성 바이러스도 그렇다. 컴퓨터 바이러스 말이다. 이 녀석들도 제 딴에는 바이러스라고 살아 있는 컴퓨터만 공격한다. 그래서 독감 걸린 인간들이나, 내가 베어 버린 대추나무처럼 녹초가 되거나 거의 초주검으로 망가지게 만들어 놓는다.

그러나 바이러스들의 최종 목표는 결코 서식처의 죽음이 아니다. 그러면 자기 삶의 터전이 없어져 버리고 박테리아 천지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유지를 위해서 살아 있는 존재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존재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 고약하게 모순적인 녀석이라는 점에서, 바이러스들은 우리 인간들과 참으로 많이 닮았다.

1959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와 동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 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하고,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고, 2015년 다큐 에세이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로 제5회 전숙희 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소설집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장편소설 『픽션클럽』 『그 기러기의 경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누가 그녀를 보았는가』 『탱고』 『내 머릿속의 개들』 『신촌의 개들』, 청소년소설 『내 마음의 태풍』 『중학생 여러분』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소방관의 아들』, 미니픽션 『책도둑』, 『달마의 앞치마』 『제발 좀 조용히 해줘』 등을 출간했다.

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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