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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르 잠자는 왜 벌레가 되었을까

소설 단편

이상운 2021-12-06

ISBN 979-11-920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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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한 이상운 작가의 소중한 작품들을 스토리코스모스에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게재를 허락해 주신 유가족과 하늘연못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흔히들 인생을 드라마에 비유한다. 그러나 『인간 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에 의하면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이유는 이렇다. 제2막은 아무도 알 수가 없으며, 멸망이라는 배역으로 등장해서 끝까지 퇴장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촌평을 덧붙이자면, 다자이 오사무는 이런 견해를 주장할 자격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다섯 번이나 시도한 끝에 마침내 자살에 성공하여 스스로 인생의 막을 내렸으니까 말이다.

그날 저녁부터 그는 자주 술을 마셨고, 엉망으로 취해서 다른 취객과 싸우곤 했다. 그는 술집에서 울기도 했다. 울다가 엎어져서 잠이 들기도 했다. 그는 한때 그 여자가 차라리 죽어 주기를 바랐다고 술집 여자를 붙잡고 말하기도 했다. 이건 진심입니다, 하고 그는 내게 말했다. 그렇게 되기를, 이은경이 죽어 버리기를 최소한 한 번은 간절히 원했습니다, 마치 뻐꾸기처럼.

뻐꾸기요? 하고 언젠가 한번은 술집 여자가 물었다. 그래, 이년아. 그런 놈이 있어, 하고 말한 뒤 그는 그 여자 앞에서 또 울었다. 그리고 깨어나 여자에게 이년이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다음 집으로 와서 한참 더 울다가 잠이 들었다.

그 대목에서 고현 씨는 처음으로 목청껏 웃었다. 눈가에 잔주름이 가득 잡히면서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이 꽃처럼 활짝 피어났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짧았고, 그래서 웃음 뒤의 정적이 몹시 크게 느껴졌다.

나는 자주 밤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하고 그는 다시 말했다. 그는 반짝이는 별들을 보았고, 달을 보았고, 구름을 보았고,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나타날 혜성을 타고 함께 날아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느 별에선가, 어쩌면 보이저호가 지금 막 곁을 스쳐 지나간 작은 별 같은 데서, 마치 동화처럼 이은경이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정말로…….

1959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와 동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 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하고,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고, 2015년 다큐 에세이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로 제5회 전숙희 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소설집 『쳇, 소비의 파시즘이야』, 장편소설 『픽션클럽』 『그 기러기의 경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누가 그녀를 보았는가』 『탱고』 『내 머릿속의 개들』 『신촌의 개들』, 청소년소설 『내 마음의 태풍』 『중학생 여러분』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소방관의 아들』, 미니픽션 『책도둑』, 『달마의 앞치마』 『제발 좀 조용히 해줘』 등을 출간했다.

2015년 11월 8일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56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레고르 잠자는 왜 벌레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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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1 시간의 냉혹함에 거는 시비 ams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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