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늬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유투브 알고리즘 때문이었는데요
저는 현직 웹툰 작가입니다.
웹툰 관련 컨텐츠들을 보다가 어떤 웹소설 편집자 분의 유투브를 보게 되고
그러다 빵무늬 유투브를 알게 되었어요
처음 본 영상은 무조건 실패하는 웹소설 작가 특징! 꼭 버려야할 편견 4가지! 였습니다.
그때 저는 막 웹툰 계약을 한 상태였고 세이브를 쌓고 있었는데
정말 제목 그대로 팩폭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연재 중에는 작업하고 잠깐 화장실 갔다 실신하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몰랐고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매출이 안 오르는 거지
억울했는데 한번 망해보니 알겠더라고요.
왜 내가 망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차기작이나 외전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건 실패를 받아들인 후의 이야기였어요.
저는 글그림을 다 하는 웹툰작가인데 몸이 힘든 건 그림이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건 내용 짜고 콘티를 짜는 순간이었어요.
10화 정도까지는 막힘없이 써내려갈 수 있었기 때문에 저는 제가 웹툰을 잘 하는 줄 알았습니다.
보통 망생이일 때는 3화~6화 정도까지 그리고 투고하는 것을 반복했기 때문에
데뷔를 목표로 하는 웹툰 지망생들은 중간-끝까지 써볼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해본 적 없는 구간인 중반부부터 정말 힘들어졌어요.
복선 회수, 내용 전개, 사이다 고구마 배치 등등
특히 결말... 죽을 뻔 했습니다.
그림은 어떻게든 하다보면 끝나고 하는 동안 영상매체나 음악을 듣거나
디스코드를 통해 다른 작가들과 교류도 할 수 있는데 콘티 짜는 동안에는
이 우주에 저 혼자 남겨진 기분이고 외롭고 죽고 싶었어요.
계속 콘티만 써 내려가야 한다면 저는 만화를 못 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정무늬 작가님을 정말 존경해요.
빵무늬 님의 영상을 다시 보게 된 건 웹소설을 겸업으로 해 볼까 고민하는
애인 때문이었는데요, 그 영상이 감명깊었기 때문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연재가 끝나고 실패를 받아들인 후에 보니까 느낌이 정말 달랐어요.
어쨌든 애인은 원래 대학교에서 순문학을 쓰던 사람이고, 웹소설은 잘 모르겠는데
막상 해보려고 하니까 좀 두려움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웹소설 순문학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가 빵무늬 작가님의 영상을 또
접하게 되었어요.
뭔가 한줄기 빛을 본 느낌? 정무늬 작가님 유투브와 웹소설만 잘 쓰시는 줄 알았는데
순문학도 정말 감명깊게 봤습니다. 저도 이쪽이라 더 와닿았어요.
그리고 이 플랫폼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무늬 작가님 인연과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한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좋은 작품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