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 작가는 SF와 본격소설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자신만의 루트를 치열하게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당선작 <페이퍼 맨>을 너무 인상 깊게 읽었던지라
첫 소설집 <목성에게 고리는>도 구입해 읽었다.
그리고 스토리코스모스에 올라온 가장 최근의 두 작품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킬 때>와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을 읽고
이 작가가 한국문학과 SF의 필요 충분 조건을 절묘하게 조합하거나 합성한
새로운 유형의 작품을 개척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SF를 위한 SF가 아니라 본격소설의 바탕에 SF적 장치를 삽입해
전체적 서사와 전개가 구태의연하지 않고 낯설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장르의 벽이 허물어진 현재, 본격문학판에서도 이미 장르적 소설들이 범람하고 있으나
어설프고 설익은 것들이 많아 대부분 쓴맛을 보았는데
이 작가의 최근작들을 읽고는 진지하고 성실한 가능성에 확신을 갖게 되어 기뻤다.
앞으로도 이 길로 쭉 밀고 나가 한국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주었으면 좋겠다.
폭넓은 과학 공부와 그것을 소화하고 용해하는 적절한 구사력 때문인가,
이런 작품을 읽고 나면 왠지 작가의 노고에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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