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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을 맞으며 기다린 풍경

까바Cava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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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작가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이 작품은 언제 읽어도 내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출간된 해는 1991년이다.

91년은 소련이 붕괴된 해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문학은 더 이상 정치적 이념의 영향 아래 머물지 않게 된다.

집단성과 이념을 중시했던 문학의 맥락이 개인의 내면과 욕망을 다루는 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과도기적인 시대를 혼란스럽게 통과하고 있다.

소설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문장들이 갈 곳 잃은 그들의 표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 시대를 몸소 겪지는 못했지만,

좌절된 믿음과 부유하는 발걸음은 나의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지나간 방황이 떠오르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뜻모를 향수에 휩싸이곤 한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단편소설 중 하나이다.

10년 후쯤 다시 읽는다면, 내게 어떤 감상을 가져다줄까...... 

 

부디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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