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앞에 또 멈칫 했다.
안락사라는 단어가 조금 망설여졌지만,
작가의 전작들을 읽었기에 손이 먼저 나간다.
<고양이 안락사>
일주일을 못 넘긴다는 의사의 말에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누나와 시골로 온 주인공.
그리고 마치 일부러 그렇기라도 한 듯 오해 받을 만한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을 기회로 삼은 사람.
눈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눈치가 아주 정확한 친척.
불길한 예감을 잘도 예견하는 고양이...
한결 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그럼에도 눈앞에 그려질 것 같은 시골의 고즈넉 하고 평온한 풍경이...
역시나...
나는 이렇게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고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신기하다.
나도 친 자매나 다름없는 사람을 코로나로 잃으며 잃은 아픔 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에 분노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읽을 때는 그런 슬픔을 위로 받고 치유 받는 느낌이었다면
<고양이 안락사>는 나를 정직하게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바로 쓰기가 힘들었다.
나 또한 부모님의 죽음 앞에 한 마디도 못하고 보내 드려야 했던 시간이 떠오르며
작가의 글은 잔인하지만, 정직하게 내 마음을 관통했다.
그래도 깔끔한 문장이라...덜 아프다.
적확한 표현으로 빠르고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
이번에도 차마 내 입으로 말 못할 그런 나의 치부가
주인공을 통해 드러난 것 같다.
또한 무조건적인 자기 희생인 양 말하기 보다는
이런 감정에 닿아 봤는지,
그런 절박함까지 자신을 몰아가 보고
믿음으로 환하게 웃은 건지...
적어도 자신에게 솔직해 져야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다시 한번 여기게 된다.
누가 내게 조언을 했었다.
끝까지 가 봐~
정말 그 끝까지 생각해 봐~
겁쟁이인 나에게 그 사람이 한 말을
<고양이 안락사>가 한 글자 한 글자 가르쳐 준다.
적어도 그 절망의 끝에서 안락함을 얻은 자,
과연 누구일까.
팽팽한 긴장감을 공간의 섬세한 묘사와 컬러감의 대비로
글 읽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게 하는 작가의 필력은
늘 매력이 넘친다.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