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한국적 토양에 뿌리 내린 우리 판타지는 어떻게 가능할까

상수리 2023-07-27

  • talk
  • blog
  • facebook

이시경 작가의 소설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아 리뷰를 쓴다.

대개의 SF나 판타지가 외래적 문물의 영향권에서 생성된 작품들이라

그 내용이나 배경, 디테일 등등이 한국적 토양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등장인물과 배경만 한국이지 상상력과 기법 등은 완전히 외래종이라고 봐도 이상할 게 없다.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를 쓴 작가는 처음부터 이 문제를 강렬하게 의식하고

집요하게 그 문제의 꼬리를 잡고 늘어져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종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얘기 스타일을 AI 창작문학의 전성시대, 

챗봇협업작가 시대를 배경으로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펼쳐나가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호랑이를 등장시키고

그것을 챗봇으로 돌리게 하고, 거기서 생성된 호랑이가 실제로 등장하고

그 내부에서 우리 민족의 아픈 한의 정서까지 이끌어내 

진정한 스토리의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는 호랑이를 

소설 속의 주인공인 작가가 자신의 진정한 사명으로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

챗GPT로 혼돈스러운 시대, 이렇게 우리 뿌리를 지난 판타지를 만나서 정말 기쁘다.

외래종이 아니라 우리 전통적인 것만으로도 이렇게 풍요로운 스토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시원하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