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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소설을 읽고 싶은 당신이 선택해야 할 작품

김유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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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 소설은 2023년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작이다.

 

"그건 태양풍이 너무 뜨거워서 그래. 어쩌다 혜성이 그곳을 지나는 거고, 그래서 그런 거야."

(데스밸리 판타지, 이시경)


작가는 독자에게 데스밸리에 대해 완벽히 묘사해 마치 그곳이 눈앞에 생생히 펼쳐지게 해준다.

정말 지구상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자세하고 환상적으로 묘사된, 다른 행성과 같이 느껴지는 장소의 특별한 분위기에 집중해서 읽게 된다.

라세르타라는 별과 도마뱀을 통해 아들 현우가 겹쳐가는 장면들을 읽으며 그 적막하고 감각적인 기분에 코가 시큰해졌다.

작고 푸른 도마뱀의 이미지가 나타내는 생명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것이 폭우로 생성된 물에서 사파이어 빛이 나는 라세르타가 자유롭게 유영하다가 심연으로 가라앉아가며 물결 너머로 사라지는 장면은 직감적으로 현우를 떠오르게 한다.

태양에 가까워진 혜성처럼 주인공에게 나타나 꼬리를 자른 도마뱀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현우와 겹쳐지는 세련된 필력을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순간에 집중하는 것만이 최선이야. 우리에게 그 이상은 존재하지 않아."

(데스밸리 판타지, 이시경)

 

한참을 라세르타와 대화하며 위기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따라가다가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 해."

(데스밸리 판타지, 이시경)

 

이별의 과정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자식이 없음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그렇지만 현우가 태어나 만났던 시간들과 영원히 과거 현우가 건강하던 시점에 존재하는 행복의 순간을 느꼈다.

많은 분이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데스밸리의 풍경과 소설 속 상징이 보여주는 폭발적인 감수성을 느꼈다. 누군가가 없는 슬픔을 극복할 때 어떤 마음으로 대처할지도 생각했다.

최근 읽은 작품 중에 이토록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준 이시경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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