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이 사라진 방'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서 클릭했다.
이어지는 작가의 말을 보고 감명받아 읽게 되었다. 작중 가장 좋아했던 장면을 삭제했다니. 그런 어려운 일을 해낸 소설 완성도는 정말 대단하겠다고 생각했다.
다 읽고 나서 다카모리 씨로 겹쳐 보이는 주인공 민준의 아버지뿐 아니라, 나의 아버지, 수많은 다카모리 씨가 줄 선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결국엔 혼자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민준의 외침은 결국 혼자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느꼈다.
사실은 아주 그럴듯하게 포장된 악의를 경멸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주인공.
민준은 결국 자신도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 걸로 보인다. 사야카와 자신이 어쩌면 더 가까운 것은 아닌지 두려워 보였다.
"아팠던 건 아팠던 대로, 싫었던 건 싫었던 대로 분리할 수 있는 요령도 연륜이라면 연륜이라 할 수 있을까?"
현시대의 수많은 다카모리 씨를 떠올려 본다. 사야카의 악의는 싫은 일이기보다는 그에게 아픈 일일 것이다. 우리 아버지와도 겹쳐지는 다카모리 씨에게 나는 정말 사야카보다 덜 나빴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든 많은 다카모리를 그보다 젊다는 이유로 외로움으로 내몰지는 않았을까.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민준이 다카모리 씨에게 기대한 것은 그럼에도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일본인인 다카모리 씨의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IMF시절에 좌절을 경험한 아버지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그들도 여전히 서핑도 타고 싶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현관이 사라진 방이 그러지 말라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해 주는 기분이다.
사라진 현관을 되돌리려면 이것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먼저 갈 사람이라는 말. 나도 누군가에게는 먼저 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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