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4번 그만두고 나서야 내가 어느 공동체에 진득하게 속하기 어려운 유형이라는 걸 인정했다.
그 전까지는, 매번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내가 할 수 없는 최선까지 끌어모아서 적응하기 위해 애썼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결국 고용 안정이라던가 장기 근속이라던가 하는 공동 속에 진입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이 진입한 공동이 부럽다.
이직을 고려하던 주인공의 눈에는 어떤 기괴하고 미스테리한 의식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주문 같은 것을 외쳐보고 싶었다.
“쎕흐맛(ⲥⲉⲡϩⲙⲟⲧ)! 퀘누메스미 아프만숩(Ϧⲉⲛⲟⲩⲙⲉⲑⲙⲏⲓⲁϥⲙⲁⲛⲥϥ)! 퀘누메스미 아프톤브(Ϧⲉⲛⲟⲩⲙⲉⲑⲙⲏⲓⲁϥⲧⲱⲛϥ)!”
처음에는 다소 심오한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게 뭔 소리지?' 하며 다시 읽기를 세 번 정도 했으나,
내가 느낀대로 말하자면, 이것은 걍 소설이다.
이를테면 버티는 자의 이야기. 내가 갈망했던, 그러나 끝내 버티지 못했던, 순순히 고개를 주억거리다 발견한 어떤 미스테리한 힘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의 모습이 꼭 내 직장생활 할 때의 모습 같아서 더 몰입했던 것 같고, 세계관을 지어나가는 문장의 힘 덕분에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 나는 직장 생활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최근, 벗어날 수 없는 어떤 공동의 손아귀 아래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몰랐다. 한 지역이 통째로 공동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래서 나는 얼떨결에 3년째 정체 모를 형태로 근속하고 있다.
주인공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이 왜 이렇게 와닿나 했더니...
최근, 나도 주인공처럼 '공동에 속하라'는 은밀한 지령을 받았던 참이라 이 소설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됏고, 이건 걍 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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