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형식적인 면이 돋보인다. 디에스 이라이라는 웹소설이 소설의 중심 테마이기도 하면서, 이 소설 자체도 웹소설처럼 전개된다. 웹소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웹소설처럼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쉽고 빠른 템포, 사회악을 하나하나 응징해 나간다는 시리즈물 같은 전개과정까지. 그래서 이 소설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는 웹소설적인 소재와 형식을 어떻게 문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이 확장을 위한 확장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수렴을 위한 확장을 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웹소설과 문학의 경계가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벌적 막내아들 같은 웹소설을 보면, 과거로 회귀해서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주인공이 현대사의 주요한 변곡점들을 지나오며 최대 재벌가문과 맞서면서 독자들에게 사이다같은 전개와 재미를 준다. 같은 패턴으로 이야기가 계속 확장되지만 어느 순간 독자들은 지치고, 무한히 확대된 이야기는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맥없이 끝난다. (실제로 드라마화 된 동 작품의 결말에 대한 엄청난 실망과 비판이 있었다.) 만약 이것을 문학적으로 다룬다면, 수렴을 위한 전략적 확장이 되었을 것이고, 결말 부분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디에스 이라이에서도 웹소설에 영감을 받은 독자들이 직접 사회악을 처단해 나가지만(거기까지는 흡사 웹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까지 주지만) 이 이야기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수렴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왜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주고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소설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그 출구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것은 범죄가 유형화되어 그 죄 값이 상품처럼 매겨지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기도 하다. 결국 그 변화는 이 사건을 수사하던 담당 검사의 내적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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