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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온도차는 단 1도.

박은비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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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거의 멸종한 세대라고 느낄 때가 있다. 

 

내 주변만 봐도 사랑은 커녕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 마음이 꽁꽁 얼어 경직되어 있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사랑을 하면 오히려 신기한 취급을 받는 세상. 감정의 거세가 미덕이 된 세계. 그래서 사랑은 참 수수께끼 같다. 사랑, 참 기본적인 것인데.

 

 

하긴, 내가 느끼기에도 사랑은 정말 쉽지 않다.

 

손해 보는 것도 많고, 이해 안 되는 것도 많다. 이것보다 더 비효율적인 것이 없을 정도로.

 

그럼에도 사랑을 하는 이유는, 사랑이 가진 어떤 설명할 수 없는 힘 때문인 것 같다.

 

엄청 좋기도 하고, 엄청 해롭기도 한 극단적인 장단점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힘.

 

 

신기하게도, 사랑의 긍정적인 힘으로 기우는데 필요한 간극은 정말 한끗차이다.

 

<데니의 얼음동굴>에서는 온도로 표현해 단 1도 차이라고 한다.

 

그 한끗 때문에 수많은 사랑이 어긋나기도 하고 이어지기도 한다니. 

 

사랑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데니의 얼음동굴>은 참 따뜻한 이야기다.

 

배경도 풍경도 온통 서늘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그 속에 이야기들은 참 따뜻하다고 느꼈다. 

 

주인공이 데니와 만나 교감하는 순간들이 참 따수워서 자꾸 곱씹어보게 된다.

 

그 순간들로 인해 주인공이 마음 속에 온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 인상 깊다.

 

서늘함 속에 나누는 온기. 참 귀중하다. 귀중해서 마음이 꽁꽁 얼어버린 친구들한테 추천해주고 싶다.

 

아무리 어려워봤자 고작 한끗 차이일 뿐이라고. 그러니까 용기 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지는 이야기.

 

 

 

+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생각났다. 검정치마의 'antifreeze'라는 곡이다. 소설 분위기에 비하면 경쾌한 노래지만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보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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