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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혹시 나무인형이 아니신지요?

호미잼아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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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 나무인형이라는 고백. 소설 전체의 차분하고 담담한 문체는 이 거짓말을 더욱 능청스럽게 만든다. 소설은 이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집요하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으면 이 말이 진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묘한 감정이 든다. 그가 왜 자신을 나무인형이라고 믿고 살아왔는지, 그의 아픔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어떻게 그런 믿음을 가지게 했으며,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놀라운 이야기이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다. 나무인형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동정심이 생기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그를 이해하게 됨으로써 그가 실제로 나무인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꽤나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주제가 다뤄지는 무대와 등장인물은 굉장히 친숙하고 일상적이라, 스토리와 그의 거짓말에 거리낌 없이 빠져들게 된다. 마지막 반전적인 부분을 통해 작가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당신도 혹시 나무인형이 아니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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