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영원히 사는 삶과 노동 인구의 한계에 대해서
친구, 재즈 바 그리고 금요일 저녁.
이 단어의 조합을 들으면 우리는 일주일의 지겨운 직장과 잠시 이별하고 아름다운 주말의 시작을 떠올릴 것이다.
소설의 도입부에 주인공 개인의 금요일 저녁 일상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중간에는 다양한 '이석사유'를 가진 인물과 얽힌 대기업의 음모론, 마지막 클라이맥스 반전 결말까지.
이 소설을 고른 이유 중 하나가 '이석사유'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자리를 비운 이유를 설명한다는 지루한 내용일 줄 알았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쳐졌다. 또한, 작가는 100세 이상 인구 사망률 통계, 노동 인력을 대체한 외골격, 거대한 생명 연명 장치 비용 감당을 위해 현실적인 사유로 일하는 노인 인구를 보여주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소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대한민국 현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을 부양하는 젊은 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연령인구가 지난 2022년 3,527만 명에서 오는 2042년 2,573만 명으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생산연령인구의 비율은 70.5%에서 55%로 급락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년 후 생산연령 10명이 노인 8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 2022년 생산 연령 100명당 41.8명을 부양하던 부양비가 2042년에는 81.8명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혹자는 지금도 단발적인 노동 인력으로만 일하고 있는 노령 인구의 일자리 질을 높이고, 일자리 지원 사업을 늘여야 한다고 한다. 노동력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해결할 외골격이 나온다면? 정말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작가는 한 번 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매일 아침, 우리는 출근을 하면서 누가 나 대신 일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정년을 생각하면 평균 30년 이상, 한 직장 혹은 여러 직장을 거쳐 퇴직한다. 향후 미래에는 작가가 제시하는 생명 연명 장치를 통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음에도 비싼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해 끝나지 않은 노동 지옥이라는 형벌 속에 갇힌 소설 속 인물을 보고 있으니, 처참하고도 비극적인 현실에 씁쓸함이 계속 맴돌았다.
한편, 나 대신 출근한 또 다른 외골격에 대한 관리 문제점에 대한 대안의 역할로 주인공의 직업이 등장하고, 여기서 소설의 제목이 등장하면서 '자리 비움'을 해명하고 있는 여러 인물과 거기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건이 더해져, 주인공이 말하는 대기업 음모론의 궁금증을 한층 증폭된다. 나는 주인공 앞의 '친구'의 존재도 잊을 만큼 몰입해 지루함 없이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참신한 소재, 의문의 사건, 플롯의 구성 등 모든 게 완벽하게 이루어진 작품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무겁지 않게 주제를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라 생각되었다.
우리는 과연 오래도록 영원히 사는 삶이 행복한 인생인지 스스로 질문을 다시 해보면서 리뷰를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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