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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같이 청량한 소설

오백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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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하디 흔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이렇게 유쾌하게 쓰는 작가가 또 있을까? 아마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소설이 매력적인 건 아마도 작가의 독특한 표현력 때문이라 생각한다. 

허무맹랑한 청바지에 대해 말하려 한다며 자신 있게 시작하는 도입부에서부터 작가의 패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을 허무맹랑한 청바지라고 생각하는 여자' 이런 독특한 표현은 소설을 처음부터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작가는 어느 문장 하나 쉽게 쓰지 않았다. 문장을 읽을 때 마다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표현이 소설을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소설이 매력적인 건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다. 

특별할 것 없는 흔한 이별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주변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린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남자친구 집에 쳐들어가 혹시나 만나게 될 두 연놈에게 부울 콜라를 챙겨간 여자의 소심한 태도와, 자신을 복도에 내놓은 짜장 그릇 같다는 주인공.

주인공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강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흔하디 흔한 인디고 블루 청바지 같이 구겨진 주인공은 상호를 만나 구겨진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데,

그들이 나눈 능청스러운 대화를 읽고는 작가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는 대화 같지만,

상호의 말 "너랑 키스하고 싶다고 백 번쯤 생각한 거 같아."에 주인공은 몇 달 만에 웃었다. 

지금 주인공에게 필요한 건 구겨진 자존감에 대한 회복이다. 작가는 상호를 등장시켜 우울한 청바지를 건강한 청바지로 만들어버렸다. 

그녀의 자존감을 한방에 끌어올려 주는 작가의 능력은 훔치고 싶을 만큼 놀라웠다. 

카드를 훔쳐 청바지를 산 주인공이 남자친구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며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살얼음 낀 매콤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 들이켠 것 같은 시원한 결말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작가의 신선하고 독특한 표현력에 읽는 내내 충격과 감탄이 끊이지 않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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