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을 놓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혹은 본인이 가진 신념에 의해 견해가 달리 서술되는 경우가 많다. 이 에세이는 사람들이 느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시각을 제시한다.
□제임스 터렐
나는 작년에 원주의 뮤지엄 산을 다녀왔지만, 공교롭게도 제임스 터렐관은 방문하지 못했었다. 그때 뮤지엄 산에서 안도 타다오의 전시가 한창일 때였다.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울려져 있는 전시를 보고, 거룩한 느낌을 받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자연에 일부분처럼 건물을 짓는 안도 타다오와 제임스 터렐이 제시하는 공간의 공간에 대한 연결이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건축의 미학을 이해하기에도, 통찰력 있는 글쓰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임스 터렐의 공간에는 꼭 방문해 보고 싶어졌다.
□청우헌기
청우헌기에 시인들이 모여 가지각색의 의견을 토론하고 있다. 빗소리를 듣는 집(청우헌)이라 그런지, 비가 내리는 모양, 갇히는 모양, 땅에 떨어져 고인 모양 등 다양한 빗물의 모습이 유려한 작가의 문장을 만나서 청우헌기를 읽는 내내 빗소리 ASMR를 듣는 기분이었다. 말 그대로 비로 쓰인 글이었다.
□의식이 있는 밤
"한땀 한땀 수놓은 십자수의 간격이다." 라는 문장에서 나는 깊은 여운을 느껴 한동안 그 문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적절하고도 과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몽환을 쫓아 새벽에 길을 나서는 작가는 한 장면을 목격하고, 이렇게 말한다.
□하늘 거울
가로수로 심어진 메타세쿼이아를 트라이앵글 모양에 빗대어 표현하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해 거울을 가져다 두고 비유한다. 거울에 비추어진 모습으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되는 글이었다.
□재즈를 위한 감정
영화도 액션 장면이 있어야 영화라고 칭하는 나처럼,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음악들이 좋았다. 재즈처럼 말이다. 작가는 재주가 소음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하면서, 들리는 음악이 아니라 만져지고 보는 존재라고 한다.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재즈를 찬양하는 글을 썼을 테지만, 작가는 재즈라는 소음 덩어리라 칭한다. 그런데도 재즈에 매료된 이유를 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재즈를 위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 있다. "원영적 사고" 걸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적인 사고를 지칭하는 말 인데, 작가의 소개말처럼 글 곳곳에 숨어있는 "질문에 대한 숙고"를 엿볼 수 있었다. 오늘은 송재학 작가의 "작가적 사고"와 통찰력을 배워가는 기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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