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독특한 설정과 분위기를 지닌 소설이다.
21세기에는 오히려 소설들이 너무 단조로워지는 듯해 독서욕이 시들해지던 차였는데
이 소설을 읽고는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퍼뜩 들었다.
소설의 배경이 일제 식민 치하, 여성 시체의 수의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것을 추리기법으로 풀어나가며 판타지까지 불러온다.
전차가 다니는 종로와 익선동 한옥카페도 등장해
시대적 주마등을 감상하는 별미도 있다.
시대물에 퀴어, 추리, 판타지가 다 들어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건
소설에 대한 작가의 성실한 자료 준비,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에 쏟아부은 내공 때문일 것이다.
21세기적 소설의 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연 다장르 융합형 소설을 이 작가가 펼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억지가 아니라 매우 자연스런 융합형으로 구현되고 있어
이 작가가 쓰는 이후의 작품에 몹시 큰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신선한 소설을 읽어 기분이 상쾌하다.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