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이 무한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작가는 ‘외골격’이라는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통해 서사로 엮었다. 무한한 수명, 새로운 세상 속 새로운 (현실과 고리가 있는)문제를 발굴해내, 갈등을 만드는 것이 작가의 몫이었다.
상상으로 자연히 이석하되,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유가 필요했고, 둘은 낯설게 부딪혀야만 했다. 작가는 무한한 수명과 대적할 것으로 무한하지 못할 인간의 노동력을 꼽았다. 인간을 효용으로만 보는 세상 속, 무한한 수명과 무한하지 못한 노동력은 충돌을 일으킬 것에 틀림이 없다.
지안이라는 주인공의 월요일부터 금요일, 그녀의 음모론을 통해 서사는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재미로나 완성도로나 흠 잡을 곳 없는 소설, 누구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즐거운 상상, 탄탄한 문장이 견인하는 긴장과 그걸 무리 없이 해소시켜 주는 깔끔한 마무리까지.
제목이 무척 매력적이다. 이석 사유란 서사의 중심 재료임과 동시에, 메인 갈등의 두 원소이며, 주제이기도 하다. ‘이석 사유’ 둘은 접속사 없이 나란히 서야만 한다. 그럼 작가의 주제의식이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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