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강렬하다. 주인공의 직업은 낯설다. 배경은 이국의 세상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실존적 문제를 담고 있다. 아니키도, 선생도, 아닌 ‘우에다’이고 싶었던 주인공은 끊임없이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자기 실존을 지키려는 노력, 긍지를 놓지 않겠다는 열정은, 어쩌면 처음부터 의미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삶이란 터무니없고, 무자비하다. 끔찍한 정황은 결과에 불과할 수도, 썩 괜찮아 보이는 결과는 한낱 정황에 불과할 수도 있다. 깨끗한 물도 전부 불순물이 섞였고, 완전한 것은 없다. 이런 불합리하고도 불안정한 세상 속, 끝나는 것은 애석하게도 인간뿐이다.
그럼에도 주인공 우에다가 자포자기한, 모든 게 끝난 인간처럼 보이는가 묻는다면,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 주제는 현실적이고, 파멸적이되, 작가의 의식만은, 가녀린 희망을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에다는 자기 수요를 받아들인, 존재가 거세된 인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휴에게 전하는 조언,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는 노력, 여전히 ‘변덕’을 고수함으로 벌어진 아내와의 이혼 등은 ‘올 것이 와버린’ 우에다가 여전히 섭리에 반하는 변덕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존재는 없는지도 모른다. 작품이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는 우에다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필히 모두에게 올 것은 올 터이다. 즐기지 못하고, 받아들이게 되어 버릴 터이다. 그럼에도 놓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마지막 비디오에 본명을 넣은 야마다 유우코처럼. 뭐든 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에다가 여전히 마담의 스낵바에 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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