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은 누구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누구든 쉽게 느낄 수 있는, 누구든 끝에 놀랄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깔끔한 문장과 위트 있는 문장, 그러면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의 힘에 빨려들어, 끝에 비로소 마음으로 진동했다.
그 이름이나 무게, 대상, 성질은 다르겠지만, 짐 없이 사는 인간은 없다. 정말 물질적인 짐이든, 기억이든, 부채든, 책임이든, 미련이든. 짐은 그 대명사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하다.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미워하고, 방해물처럼 여긴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을 통해 모두가 다르게 가진 ‘짐’을 다시 보게 만들어 준다. 이 이상이 있을까 싶을 만큼, 짐이라는 개념을 정말 너덜너덜하게까지 사유한 이야기였다.
탁월한 결말은 짐을 통한 인생의 다양한 사유의 길을 열어 놓았다. 짐이란 게 있어야 삶이 아닐까. 하나로 태어나 1.5인분을 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존재적 자유로움은 무엇인가. 비로소 편안하지 않아야만 하는 게 삶은 아닐까. 그게 무엇이든, 작가가 열어 놓은 길을 통해 걷는다면, 읽는 모두는 자기만의 결실 하나를 건져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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