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위상은 개성에 대한 소설이다. 교육 환경에 SF와 로봇 요소를 덮어, 낯설게 주제를 도출한다. 아이들에게 최선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로봇, 그들을 닮아 가야 하는 인간과 인간을 닮아 가야 하는 로봇, 둘은 오묘한 곳에서 충돌한다.
로봇은 개성을 쌓아 가야 하고, 인간은 개성을 줄여나가야 하는 세상이다. 그렇게 바뀐 위상이 오묘한 균형과 갈등을 낳는다. 그 모양을 여러 번 순회하는 달처럼.
인류는 줄곧 최선의 수를 찾아왔다. 최선에 어긋나는 과거는 실수라 치부했다. 그렇게 창작된 것이 바로 로봇이다. 바둑에서도 최선의 수를 결정할 수 있는 로봇. 그러면서 개성의 위상은 떨어졌다. 실수라 치더라도, 악수라도, 위로가 되어주곤 하던 빈약한 상상마저, 그에 대한 불만의 가능성마저 빼앗긴 세상이다.
소설은 개성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던진다. 그를 통해 독자로서 여러 가지에 사유로 뻗어갈 수 있던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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