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고 로사라는 화려한 제목은, 표지의 색감은, 섬세하게 묘사되는 푸에고 꽃집의 정경은, 전부 이 소설의 낯선 아우라에 기여한다.
인간은 누군가에 기대어 세상에 나오지만, 성장을 위해 직접 어딘가 다른 곳에 뿌리 내려야만 한다. 그러나 꿈과 젊음, 좋아하는 마음 정도로는 부족한 세상이다. ‘자유롭다’는 개념만으로는 개성이 될 수 없고, 자기 꿈만 쫓겠다는 주인공은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푸에고 로사도 성장소설이다. 허나 여타 성장소설과는 다르다, 주인공의 성장은 플로랄 폼, 플로리스트의 손과 발의 의지, 주변의 도움 정도로 처리되지 않는다. 작가는 한 단계 이상의 성장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모두가 가진 유일무이한 토양, 바로 ‘이름’을 통해서이다. 이 소설의 가치는 ‘푸에고 로사’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이름에서 나온다.
작가는 주인공을 성장시키지 않았다. 승화시켰다. 모두가 가진 이름, 하나뿐인 이름, 내게만 주어진 이름을 통하여.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고 나아가는 주인공의 첫 발걸음은, 그저 무모한, 짧은 울림에 의한 성장이 아니다. 푸에고 로사로서의, 주인공‘만’의 한 걸음이다.
커다란 울림으로 끝나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로서 나만의 한 걸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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