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소설을 만났다. 창은 상처에 관한 소설이다. 여타 소설은 마음의 상처란 것의 노골성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박은비 작가는 다르다. 그걸 그대로 형상화했다. 아예 반대로 생각하여, 스타일로 만든 것이다.
이 소설은 서로 상처를 받을 때마다 몸에 커다란 창이 박히는 하나의 세계관 속 서사를 담고 있다. 묘사가 너무나 생생하여, 보는 내가 아플 정도였다. 마음의 상처를 직접 피부로 느끼게 해준 문장력이었다.
그런데도 소설은 ‘몸을 관통한 창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이 지역의 룰이었다’로 시작된다. 읽는 독자는 아프지만, 그 속의 인물들은 모두 자기 상처를 모르는 척하며 살아간다. 그건 현실의 우리 생활과도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런 묘사와 서사, 그 속에 숨겨진 현실성이 독자인 내게 슬프게 와닿았다.
안에 담긴 것이 무척 보편적이다. 세대 간 갈등, 모녀의 이해 차이, 타인과의 이해. 읽는 재미, 보는 재미, 감동까지, 무척 풍부한 소설이었다.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