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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에서 만나요

혜섬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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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문학을 모르던 사람이었다. 처음 문학 교실에 갔을 때, 선생은 우리에게 "사평역에서"라는 시를 외워오라고 했다. 추석을 앞둔 계절이었고 다음 시간은 긴 연휴로 시간은 넉넉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가정 주부였고 나도 그랬다. 나는 벌초를 가는 내내 시 패밀리의 눈을 피해 "사평역에서"를 외웠다. 나이탓을 한 건 아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운 시였다. 정말로 쉽지 않았다. 거의 삼주를 외워서 겨우 수업에 갔고 아무도 외워온 사람이 없었다. 나도 눈치가 있어서 외운 사람 나와서 해보라고 하는 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는 이시경 작가의 사평을 읽고 울었다. 아무도 내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문학은 혼자 읽고 혼자 느끼는 맛이니까. 나는 사평을 두번 만났다. 그 시인의 교실에서 한 번, 그리고 지금, 우리 사평을 읽은 분들은 우리, 이제 사평에서 만날까요? 

  여태 읽은 이시경 작가의 글에 짧게 나마 후기를 달아 보려고 한다. 자신이 없어서 글을 남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사평을 읽고 용기를 얻는다. 새로운 광장 같은, 새로운 코스모스가 열린 기분으로. 읽을 때마다 놀랍고 경이로운 감동을 주는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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