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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같은 두 남자의 이야기

minimum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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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윙바이는 인간의 고립을 다룬 소설이다. 중력의 방향을 읽은 남자와 주인공의 구도로 목적지 없이 끌려가는, 자기 방향을 잃은 삶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SF 요소를 섞어 낯설고, 읽는 재미가 크다.

 

조태훈이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가족을 위해 우주를 부유한 뒤, 늙지 않고 돌아왔다. 돌아와서도 매일 출근한다. 목적지는 없다. 그는 그저 자율주행차 속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탄다. 중력으로 방향을 잃은 미소를 얼굴에 심은 채.

 

주인공은 그런 중력을 잃은 직원들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그는 비정하다. 소설을 읽고 마음이 끌리는 쪽은 조태훈이다. 그러나 둘 다 공감이 되는 것은 동일하다. 대출에 허덕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을 하는 주인공도 이해가 된다. 인간은 이따금 비정하고, 배타적이고, 비윤리적이어야 한다.

 

그런 완전히 반대로 마주 보지만, 같은 고립을 가진 두 인물이 얽히는 흥미진진한 서사를 읽으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둘은 내적으로 동일하게 방황한다. 위치만 다를 뿐.

 

고립이라는 어쩔 수 없는 삶의 요소, 그런 어두운 현실에도, 작가는 희망을 소설에 심어 놓았다. 우리는 이타적인 마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게 설령 마지막이 되더라도, 서로를 기억해야 한다.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렇게 현실적인 SF적 소설이 참신하고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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