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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나무를 잉태하다

혜섬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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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냥 숲이 아니다. 산골에 홀로 사는 여자가 앞마당에 서 있는 적송과 나누는 사랑 얘기다. 붉은 그가 남루한 차림으로 나타나 나와 고사리도 꺽고 함께 밤을 보내기도 한다. 나는 그를 너라고 칭하지만, 나무 씨라고 부른다.

  나는 잠시 주민센터에 계약직 일을 하고 동네 사람들과 글모임도 한다. 공무원과의 인연도 글모임의 작품 나눔도 너보다는 우선이 아니다. 긴 시간 너와 함께 하다 스스로 나무를 베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공무원과의 하룻밤, 그리고 적송을 베고난 후, 나는 생명을 잉태함을 알게된다.

   숲은 문장의 유려함이 돋보인다. 탄탄한 서사는 말할 것도 없다. 이토록 일상적인 언어로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기운 같은 힘을 가진 문장을 만들고 독자로 하여금 고스란히 느끼게 할 수 있다니! 놀라운 실력이다.

   분명 나는 초보 리뷰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리뷰를 안쓸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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