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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수밖에 없는 이별

츠지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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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체가 서늘하다. 특히나 보일 듯 말 듯 감춰진 과거를 가진 우주와 방어적으로 자꾸 자기를 합리화시키는 주인공 두 캐릭터 자체가 이미 그렇다. 그런데도 읽는 독자는, 이 비극적인, 누가 봐도 헤어지는 게 맞는 커플에게서 미련이랄 것이 남는다. 두 남녀를 애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여분의 사랑을 다시금 서로에게 실천해 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이 오묘한 감정은 여러 갈레를 통해 생성된다. 설레었던 둘의 첫 만남, 우주의 비극적인 현실, 지친 주인공의 기색을 잘 전달하는 문체 등은 전부 이 어려운 이별의 감정에 기여한다. 그걸 하나로 모아주는 것이 언제 보아도 귀엽기만 한 강아지이다.

 

작가는 강아지라는 여분의 사랑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제재를 통해 소설을 이끌고, 끝에는 독자 누구라도 슬프게나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멋진 결말을 준비해 두었다.

 

소설이 주는 이별의 감정이 무척 무겁지만, 핍진하다. 이 소설을 통해 모두 자신의 아픔을 기억해 보고, 환기시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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