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극장은 청춘의 꿈에 대한 소설이다. 실제 있었던 ‘팔월극장’이라는 제목으로, 슬피 완성되어 버린, 그래서 더욱 아픈 이야기이다.
소설을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상징들이 잘 배치되었고, 촘촘하다. 기본기가 무척 탄탄한 작품이다. 청춘의 꿈의 좌절이란 주제, 자살 시도, 여전히 꿈꾸는 인물로의 빠져나가기, 그럼에도 그 모든 걸 아름답게 묘사하는 작가정신, 흔한 이야기지만, 밀도 높고, 소설 속 상징과 이미지들이 좋다. 실제 극장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여 잘 응집되고, 중심성이 선명하다. 그런 극장의 역사를 주인공의 현재와 중첩하여, 시대를 아우른다, 혹은 이월한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톱 게임, 라운드1,2, 시놉시스, 시나리오 등으로 서술하며, 주인공의 삶 자체를 하나의 시놉시스, 작품으로 형상하기도 한다. 그게 작가의 자의식과도 연결되는 치밀한 계산은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죽은 것을 발단으로, 부서져가던 꿈을 선명히 느끼고, 자살을 결심한다. 여동생의 회유, 그리고 종교로 꿈의 포기에 대한 유혹이 나타나지만 거절한다. 그리고 살림살이를 줄이고, 윤희를 섭외하는 등 세세히 자살 시나리오를 짜고, 실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샐러리맨 조형물과의 대화, 엄마가 좋아하던, 살맛나는 딸기, 팥죽, 돋보기안경 선물, 자기 때문에 엄마가 일찍 죽었다는 죄책감 등으로 주인공의 연약하고, 순수하고 선한 속마음이 형상화된다. 그러면서도 윤희라는, 여전히 꿈을 꾸고, 열성정인 인물을 이 극의 관객으로 남김으로서, 다음을 독자에게 넘긴다.
작가는 치밀하게 소설 전체를 계산해 두었다. 절제된 여러 소도구는 마지막 아름다운 장면에 모여든다. 머릿속 그려지는 이미지가 너무나 아름답다. <팔월극장>, 하나의 작품은 소설의 끝에 완성된다. 그걸로 청춘의 꿈의 암울함, 동시에 찬란함과 경쾌함이 부각된다.
‘엄마가 숨을 거둔 시간에, 나는 클럽 디디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첫 문장에 소설이 전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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