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계약직 여성의 시선을 통해 사회 구조를 해부하면서도, 이를 비극적으로 그리지 않고 자조적 유머와 조용한 저항으로 풀어냈다. '유란'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회식 장면 속에서 드러나는 계급, 욕망, 결핍의 감각이 예리하게 포착되었다.
문장 곳곳에 비유와 상징이 촘촘히 박혀 있어 서사에 깊이를 더한다. 참치 부위로 위계질서를 묘사하거나, 주인공이 계약직의 상황에서 오는 채울 수 없는 욕망을 가오나시의 허기(식욕)으로 묘사한 부분, '점심 제공이 아이덴티티'라는 구절은 공동체 안에 속한 자와 배제된 자의 정체성 경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독서에 즐거움을 더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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