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끝날 때 나도 모르게 주인공의 대사를 허공에 외쳤다.
이런 억울함, 이런 불합리함을 무척 몰입하며 읽었다.
한국인은 특히 끼니를 중요시한다.
그런데, 먹는 거 가지고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공분하게 된다.
유란 씨. 난 양보할 수 있어요. (본문 중)
회식에서 참치 부위도 눈치 보고 안 먹어야 하는 곳이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많이 본 장면 같았다. 우리 회사가 그렇진 않지만, 회식이 아니어도 이런 기분을 회사에 다니며, 사회를 살아가며 한 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사실적인 묘사와 가독성 좋은 문체로 술술 읽히고,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회식 자리 상황을 보면 작가가 이 장면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곳에 마치 들어가서 앉아 있는 것처럼 명치가 답답해져 왔다.
회식이라는 압축된 시간과 공간에서 계약직 유란 씨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는 부당함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인간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소설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의 모멸감을 회식 자리로 전달하며 씁쓸함과 생각해 볼 것을 동시에 안겨준다.
작가의 다음 소설도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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