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파랑과의 이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이건 두 친구의 이야기다.
사랑 뿐 아니라 무엇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두 친구가 잠시 같은 길을 걸으며 다음 생을 기약하는 짧은 담화.
이 둘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드문드문이라도, 아프거나 힘들 때 적절한 온도로 서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 중요한 삶의 화두라는 건 흔한 말이지만, 사실 그런 감정을 품고 사는 것만큼 알찬 삶은 없다.
그것이 없어 대개 삶은 물 위에 뜬 볏짚 같고, 그걸 얻고 기뻐한들
또다시 그걸 잃었을 때만이 그것이 진짜 곡식이었음을 알게 된다.
조금 더 확장되었으면, 그래서 조금 아쉬웠지만 작가 이름처럼 차분하고 고요하게 잘 읽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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