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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풍경 접근법

책물고기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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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 에세이집 [풍경에는 비밀이 있다]는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치는 풍경의 세계,

나를 중심으로 지나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지만

나를 죽이고 풍경의 세계에 집중하면 얻을 수 있는 독특한 비밀의 세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에세이집은 시인의 감성과 감각이 아니면 얻어낼 수 없는 풍경으로부터의 산문적 결실이다.

시인은 흥덕왕릉의 나무들을 보며 그 세계의 은밀한 섬모운동을 자각하고

일본의 오제습지에서는 새벽에 비로소 오롯해지는 정적의 세계를 묘파한다.

나아가 네팔의 난드룩과 간드룩에서는 자기 존재의 시원을 열고

실크로드 양관에서는 사막의 극지를 경험한다.

그리고 티벳의 라사에서 오체투지하는 순례자들을 보고 시인은 자신도 모르게 오열을 터뜨린다.

그 순간, 시인은 풍경의 세계에 에워싸인 인생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그 세계에 숨겨진 비밀을 엿본 것일까.

시인의 오열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의 비밀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주는 시인의 선물이다.

언젠가, 송재학 시인을 만나면 이렇게 묻고 싶다.

"라사에서 터뜨린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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