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추심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이 주인공에게 뱉은 냉혈한이라는 말. 그 말이 주인공의 체온을 떨어뜨리고, 주인공을 삶의 회의에 빠트린다.
주인공이 체온을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들이 전개되지만, 그 체온이 상징하는 것은 물리적 혹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다.
체온은 개인적으로 독립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적으로 유기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체온은 결코 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결국 나누어야 하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레모나 같이 알싸하게 감각적인 문장들이 약간의 모호함과 현학적인 면을 곁들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거칠게 느껴졌으나, 이 거침이 작가의 개성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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