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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복수하고 싶다

책물고기 20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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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시인의 시를 오래 전부터 좋아해왔다.​

그의 시는 때로 격렬하게, 때로 비장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비관적으로 다채로운 정서의 파동을 만들어낸다.

[복수의 방식]에는 아직도 시인이 세상과 칼칼하게 맞대응하며 벼려낸

날카로운 시어들이 도처에 박혀 빛을 발하고 있다.

'외인사를 자연사'라 하고, '변사를 병사'라 하고,

'폭력치사를 자살'이라 말하는 세상에 대하여

시인의 관조는 이렇게 울림 깊은 표현을 길어올린다.

 

슬픔이 사람을 적시고

사람이 슬픔을 울게 한다

 

고통이 고통을 찌르고

사람이 고통을 울게 한다

 

한평생 시를 부둥켜안고 살아낸 시인의 삶으로부터

격정과 관조가 묘한 균형감각을 느끼게 하는 시집이다.

이렇게 서정적인 표현으로부터 깊은 감동의 파동을 느끼며 

여러 번 이 시집을 되풀이 읽게 된다.

 

가을볕이 금볕이었던 하루

햇빛이 돌에게로 와

황금을 놓아두고 갔다

 

(...)

 

내게로 왔던 사람이

나를 놓아두고 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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