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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어떤 통제를 받고 있는가?

조재민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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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통제한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상상도 하기 힘들다. 소설은 글로벌 거대자본과 언론이 결탁하여, 사람들의 음식을 통제하는 세상을, 거침없이 그려낸다.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을 통제 받고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과거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너무나 몰상식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작가는 '먹는 것'이라는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욕망을 통제한 사회를 보여줌으로써, 지금 현재 우리가 통제 밖고 있는 것이 없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글로벌 권력이 되어 버린 다국적 기업과 언론, 펜더믹이라는 상황 속에서 말이다. 

 

소설은 무려 지금으로부터 5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인류가 먹는 것을 통제 받았다는 가정으로 쓰고 있는데, 과감한 생략과 집중으로 할 말만 한다. 시시콜콜하게 이런 저런 상황을 다 보여주며, 500년의 시간을 다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것을 다 설명했으면 오히려 그 설명 안에서 오류가 생겼을 것이고, 과감한 생략과 집중만이 이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었다고 생각한다. 

 

판타지를 쓰는 것은, 판타지적 상황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를 낯설게 바라보기 위해서라고 했던가. 이 소설은 지금의 우리를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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