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문학상 수상 작품집에서,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를 읽었을때보다 장편으로 묶은 전편을 다 읽고 나니 느낌이 배가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나오는 고향과는 다르지만 저도 지방에 있는 고향에 가면 느끼는 그 무엇이 있었는데 작가님은 그걸 무늬라고 표현을 하셨네요. 맞습니다. 무늬. 심연의 물결을 흔들리게 하던 그건 삶의, 기억의, 애증의 무늬였어요. 부처도 돌아앉게 만든다는 시앗을 품어주고 그 시앗에게 자신이 낳은 자식을 안겨준 어머니 마음, 그 마음을 더 이상 아프게 할 수 없어 떠난 수색 엄마, 수색엄마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 그 아들을 떠올리는 주인공, 그 무늬가 온 몸에 소름이 일듯 느껴졌습니다. 워낙 섬세하게 아름다운 글을 잘 쓰시는 작가님이지만 수색은 그 느낌이 더 컸습니다.
친정에 논 열마지기를 사주고 남편이 데려온 어린 처자를 곱게 목욕시켜 밤마다 남편 방으로 밀어 넣어주었다는 저희 외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안으로만 새기는 아내의 한, 요즘은 각방 쓰는게 별로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세대가 됐지만 부부가 툭 터 놓고 말하지 못하고 빙빙 돌리기만 하는 것들이 연작이라 겹치다 보니 조금 답답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글을 쓰실때와 작금의 시대가 변한 탓이겠지요.
그러나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하는것은 부부간의 믿음과 사랑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다 읽고 나니, 수색이란 그 이름이 그렇게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너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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