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침대 : 2022-3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작
작가의 말
「침대」는 실제 미국에서 낯선 남자와 커다란 침대를 중고로 거래한 체험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이것이 구체화되어 서로 다른 인종, 겉모습만 봐서는 아무도 그 관계를 예측할 수 없는 두 남자가 내 앞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침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식보다 그들과 재인의 만남과 어긋남의 사연이 저에게로 와 스스로 발효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
저마다의 고단한 삶에서 자신들이 한 선택을 정당화하며 때로는 서로를 위무하고 믿어주며 그렇게 견뎌 나가는 것이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인이 한 선택에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대도 되고 궁금합니다. 어떤 선택이든 그 사람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떤 가치를 품고 있다면 그 자체로 빛날 거라 믿습니다.
스토리코스모스와 제 글을 선택해 주신 김덕희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글을 쓸 때 맞닥뜨리게 되는 막막함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이 이야기가 이 세상에 어떤 작은 의미라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과 맞물립니다. 이런 와중에 읽고 쓰는 일에 여전히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것 같아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삶의 진실된 이야기를 정제된 언어로 형상화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