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를 보면서 그 말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집중해보았다. 그중 하나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음식 배달 시장이었다. 업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구매자들의 후기에 업체와 다른 구매자들이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들이 일어났다. 이제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가 아니라 리뷰어들의 글 몇 줄에 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가 있었다. 음식과 서비스의 질과 무관하게 누가 그 가치를 왜곡해버린다면 구매자들은 의심 없이 휩쓸리고 업자는 무력하게 간판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이런 문장을 내걸어보았다. “이 시대의 최고 권력자는 리뷰어다.”
열심히 걷느라 휴대폰에 푸쉬 알림이 들어와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카메라를 켜려고 꺼내고서야 낯선 아이콘이 작업 표시줄에 떠 있는 걸 발견했다. 화면을 당겨서 아이콘을 누르자 배달앱이 켜졌다. 이든이 작성한 리뷰에 댓글이 달렸다는 메시지였다. 족발집 사장이 하나 달아놓았고 그 아래로 몇 개가 더 있었다. 이든은 왔던 길을 따라 천천히 되짚어 걸으며 댓글을 확인했다.
미국 고객님^^ 감사합니다. 영어에는 까막눈이라 저희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에게 부탁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친구도 완전히 해석해내진 못했어요. 대충 아주 맛있게 먹었고 감사해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저희 음식에 자부심을 갖고 있긴 합니다만 외국인의 입맛에도 맞을 줄을 몰랐네요. 정성스럽게 남겨주신 리뷰에 더욱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자주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그 아래로는 자기도 이 집 단골이라고 하는 앱 사용자가 이든의 리뷰를 한글로 옮겨놓았다. 이든의 작중 의도를 충실히 살려내고 있어 프로 번역가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이어서 달려 있는 또 다른 사용자들의 댓글은 이든을 들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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