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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준 당신에게

선택안함

이종섶 2021-11-18

ISBN 979-11-9201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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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을 받아적는다. 그 울음이 흘러간 흔적을 기록한다. 그 울음에 전염된 사람들의 눈물을 받는다.

눈물 속에는 한평생이 들어 있다. 그 한평생을 요약한 눈물이 흐른다. 가슴은 터지지 않는다. 그 가슴속에서 울음이 꽃으로 피어난다.

꽃에도 마지막이 있다. 그 마지막에 부르는 환희의 슬픔들이 모여, 받아적은 울음을 먹고 산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고 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차가운 공기를 기억한다면
돈을 아껴 사 먹어야 했던
바게트 한 묶음도 잊지 못하리

길고 딱딱한 바게트만큼이나 고단한 생활도 길고 딱딱해
바게트처럼 하루 하루 살아가는 날들

세 개가 한 세트로 묶여진 바게트
한 도막 두 도막 세 도막 차례로 먹을 때마다
소품처럼 소비되는 불안한 저녁들

그날 그날의 외로움을 말리면
고단함도 사치가 되는 주말
봉지에 담겨있는 감정 묶음에
그나마 쓸쓸함이 배어 바스라지지는 않았다

경남 하동 출생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16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수주문학상, 시흥문학상, 문경문학상 등 수상
시집 『물결무늬 손뼈 화석』, 『바람의 구문론』, 『수선공 K씨의 구두학 구술』

 

myba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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