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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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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주 2023-01-31

ISBN 979-11-9221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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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많은 제주에서 돌담이 허물어지지 않고 오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이유는 돌담 사이로 보이는 틈들 덕분이다.
틈 사이로 햇살이 드나들고 바다 내음도 드나들고 사람들의 정도 드나든다.
가끔 돌 틈 사이 풀씨 한 분 들어앉아 계시다가 초록을 피워낸다.
시는 내 몸의 틈이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KAL858기 폭파사건으로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했다 김현희 얼굴이 뉴스에 매일 나왔다
미인이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88올림픽 개최로 나라가 떠들썩하고
TV에서 굴렁쇠를 굴리며 경기장을 뛰어가는 꼬마가 클로즈업 됐다

지병 앓던 아버지 돌아가시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검은 상복 입고 흰 리본핀을 머리에 꽂았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직장 상사 김 대리는 기안 결재를 받으러 가면
알 수 없는 눈웃음 치며 사인을 했다
돌아 나오는 등 뒤에 오물이 튄 거 같이 더러웠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말이면 카셋트 테이프로 해리 닐슨의 노래
without you를 들으며 우울을 반복 재생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키에르 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
절망이라는 걸 알았다

계간 『시에』로 등단

시집 『젬피』

​ 

hjs93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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