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경주로 향하는 버스에서 당선 소식을 접하고,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친구들과 곧바로 떠오르는 몇몇 사람들에게 먼저 소식을 전했습니다. 진심 어린 축하를 받으며, 이것이야말로 정말 귀한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 예술을 좇는 사람에게 그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죠.
예상치 못 한 당선 소식에 기쁘기도 하지만 살짝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글을 열심히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자만 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스토리코스모스 관계자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슴 열병」은 4학년 1학기 수업을 위해 쓴 글입니다. 교수님과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구상하고, 초고를 쓰고, 피드백을 받아 퇴고하여 글을 완성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어 준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다른 길 위에서도 제 꿈을 응원해주는 친구들, 학교에서 만난 모든 소중한 인연들, 언제나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애인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그 사람은 유죄다’라고 하는 것보다 당사자를 앞에 두고 ‘당신은 유죄다’라고 말하는 것이 몇백 배는 더 어려운 일이다. 나는 팔짱을 끼고 시선을 옆으로 던졌다. 둥근 벽시계를 보니 짧은 침이 7을, 긴 침이 12를 가리키고 있다. 몇 시라는 거야, 그래서.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신 거잖아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아닌가요?”
“처음 재판도 보셨다고 하셨죠? 그때도 사람이었나요?”
할 말이 없었다. ‘사람’이라는 말엔 확실히 ‘인간’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그게 뭔지, 인간과 사람의 차이가 뭔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숨이 턱하고 막혔다. 여자의 질문에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아 괜히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팔을 풀고 다시 여자를 보았다.
“사람 새끼도 아니죠, 그건.”
이 정도의 말이면 눈앞의 여자가 만족할까. 내심 기대했으나 여자는 별로 반응이 없다.
“남성주의자들은 당신을 때려죽여야 한다고 했지만, 글쎄요. 짐승도 다치면 날뛰는데.”
“짐승도 다치면 날뛰는데.”
여자가 내 말을 따라 조용히 읊조렸다. ‘짐승’이라는 말에 화가 난 걸까? 난 사과하려고 했지만 여자는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다. 처음 보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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